[3기][최민준] 마지막 페이지. 잘 지내자, 우리

최민준
2022-08-31

어쩌다 민박 시작 이틀전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시골 2주 살기 프로그램이 있는데 자기는 시간이 안맞아 못하겠지만 너는 할 생각이 있냐고. 이틀만에 결정하기에 2주는 너무 긴 시간이었으며 이것저것 따지며 결정을 해왔던 나였기에 평소같으면 선뜻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좀 달랐었다. 어민박에 오기 직전 내 머릿속은 고민과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득가득 차있었다. 마음을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방안에만 있다가는 마음을 재정비하기는커녕 이런저런 생각에 잡아먹혀버릴 것만 같았다. 어민박은 나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였다. 게다가 본캐의 삶은 잠시 접어두고 시골에서 부캐로 살아보며 힐링을 얻어가라는 어민박의 소개글은 거절하기엔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렇게 나는 매우 즉흥적으로 청양에 오게됐다.

청양에 온 후에도 걱정은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걱정과 이런저런 생각이 내 머릿속을 뛰쳐나와 다른사람 눈에도 보여지고 있는건 아닌지. 더 나아가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하지만 어민박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는 내 작디작은 근심, 걱정을 치워버리고도 남을 만큼 거대했다. 그리고 사실 나는 부캐로 시인만큼은 할 생각이 없었다. 시인으로서 결과물을 만들어낼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부캐활동이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내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화가와 청양스타와 함께 한 부캐활동은 무엇보다 즐거웠으며 팜파티가 끝난 후에는 시인을 하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고맙다 승현아)

오케스트라를 보러 갔다온 것은 청양에서 한 활동들 중에 가장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잠한테 져서 공연을 잘 보지도 못했는데도 말이다.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 밖으로 나와 어둑어둑해진 풍경과 선선한 날씨는 데자뷰를 불러오는 듯한 느낌을 줬고 나를 감성에 빠지게 해줬다.

청양에서 만난 사람 한명한명 전부가 소중했다.

이제는 우리가 함께 있을수 없지만

다시 만나는 날까지

잘 지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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